일본 지진 원전사고, 최상/최악 시나리오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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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 3. 15 | 조회 : 6847 | | ||
머니 투데이 기자가 2011년 3월 15일에 쓴 글을 인용하여 소개 합니다.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 불필요한 루머나 불안한 정보에 휘둘릴 수도 있다는 염려에서 모두가 냉정하게 사태를 지켜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소개합니다.
일본 지진 원전사고, 최상/최악 시나리오는? 일본 동북부 태평양 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사고와 방사능 누출로 원자력 재앙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제1원자력발전소의 1호기와 3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 폭발이 발생한데 이어 15일 2호기마저 폭발이 일어나 격납용기가 손상돼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소식에 긴장감이 더욱 커졌다. 다수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도 가장 큰 재앙인 핵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이들이 제2 체르노빌 사태를 우려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체르노빌 두 원전간의 방식 차이로 인해 실제로 핵폭발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다수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 과정에서 모든 통제에 실패하더라도 핵폭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후쿠시마 원전은 거대한 핵폭발이 일어날 만큼 핵연료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최악의 경우로 가정되는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사태도 핵폭발은 아니었다. 온도와 압력이 높아진 원자로 노심에서 분열 반응이 일어나 연쇄적인 폭발이 발생해 방사능 물질이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간 게 문제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은 흑연감속 비등경수 냉각 방식의 RBMK형으로 폭발이 일어날 때도 전력이 발생했지만 비등수형 원자로(BWR)인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이 일어날 때 자동 정지되는 등 통제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의 최악 시나리오는 핵폭발이 아니라 연료봉이 녹는 노심용해(멜트다운)다. 1호기와 3호기에 이어 2호기 역시 냉각수 수위가 낮아지고 수소 폭발이 발생하는 등 사실상 멜트다운이 일어났다. 특히 2호기는 해수 공급을 통한 연료봉 냉각에 실패하기도 해 우려가 적지 않다. 영국 웨일스의 존 기투스 스완지대학 교수는 "최악의 경우 2호기 원자로의 연료봉이 녹고, 격납용기에 균열이 발생해 막대한 양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사능 피폭에 수십명이 사망할 수 있고 토지가 광범위하게 오염될 수 있지만 이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100분의 1이"이라며 리스크를 낮게 봤다. 즉 1호기와 3호기에 이어 15일 오전 2호기도 폭발이 일어나고 멜트다운과 격납용기과 손상에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지만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오거나 체르노빌 사태 같은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은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꼭 수십명이 죽지 않더라도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환경에 유출되는 것도 분명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워 보인다. ◇최상의 시나리오=리차드 웨이크포드 맨체스터대학 달튼원자력연구소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의 대재앙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핵폭발 추측은 근거가 없고 과학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수일 안에 사태가 해결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원자로 냉각이 보다 빨리 이뤄져 며칠 내로 방사능 누출이 차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사고가 수습되더라도 일본 정부는 막대한 피해와 추가 노력이 불가피하다. 대대적인 정화 작업은 물론 원전 해체라는 큰 일이 남아 있다. 전력 공급이 차단된 상태에서 원자로를 식히느라 어마어마한 해수를 끌어다 퍼부었기 때문에 원전이 부식돼 더이상 운전이 불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중간 정도의 시나리오는 후쿠시마 원전이 멜트다운을 피하고 적정한 통제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등 통제력이 회복되면 비상사태를 끝마칠 수 있다. 물론 연료봉을 식히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다. 멜트다운을 피했다고 해서 방사능 누출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핵연료는 여전히 막대한 열을 내 증기가 발생할 것이다. 압력을 낮추기 위해 증기를 밖으로 빼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퍼져나갈 것이다. 많이 않은 양이라도 인공 방사능의 장기적인 누출은 많은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준다. 다만 일본 정부가 원전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여러 차례 강한 주의를 줬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에 따른 인명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